'클래식 스타' 윌슨응·손정범이 풀어낸 베토벤

입력 2022-04-24 18:15   수정 2022-04-25 00:23


홍콩 출신 차세대 마에스트로 윌슨 응(33)과 한국인 최초 독일 뮌헨 ARD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손정범(31)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으로 만난다. 다음달 3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arte필하모닉의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두 번째 공연에서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이들 젊은 음악가가 협연하는 첫 무대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1989년 홍콩에서 태어난 윌슨 응은 2018년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20년 독일 밤베르크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쾰른 서부독일방송교향악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을 지휘했다.

한국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9년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맡고부터다. 이듬해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데뷔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을 호연해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신년 음악회에서는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대작 ‘법열의 시’를 지휘해 현지 언론(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으로부터 “황홀경을 들려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1999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손정범은 2017년 세계적 권위의 뮌헨 ARD 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인 가운데 정명훈(1973년 2위), 서혜경(1983년 3위), 김다솔(2011년 3위), 한지호(2014년 2위) 등이 입상했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손정범이 처음이었다. 슈투트가르트, 뮌헨,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열었고, 도르트문트 슈베르트 페스티벌, 이탈리아 부조니 피아노 페스티벌, 체르보 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아 연주했다.

독일계 작곡가의 곡 해석에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손정범은 윌슨 응과의 협연곡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골랐다.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독창적이고 혁신적이라는 작품이다. 손정범은 “균형미와 구조적 아름다움이 두드러지는 일반 베토벤 곡과 달리 4번 협주곡은 특별한 멜로디 전개와 작곡가의 즉흥성이 많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꼭 한번 같이 연주해보고 싶었던 윌슨 응, 그리고 한경arte필하모닉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연주하게 돼 설렌다”고 했다.

공연의 서막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이 연다. 네덜란드 독립투사 에그몬트 백작의 조국애와 영웅적 기백을 당당하고 위엄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베토벤이 남긴 11개의 서곡 중 가장 널리 연주되는 곡이다.

윌슨 응은 2부 메인곡으로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을 선택했다. 후기 낭만주의의 풍부한 색채와 작곡가 특유의 북유럽 정서가 담긴 선율이 가득한 이 작품은 장엄한 피날레로 인기가 높다.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는 국민 정서를 담아내 핀란드에서는 ‘해방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는 음악과 무관한 직업을 둔 부모 밑에서 자란 점 등 어린 시절이나 배경이 저와 비슷해 친근감을 느낀다”며 “시벨리우스가 작업했던 핀란드 집을 찾아갔을 만큼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향에서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예술감독과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세세한 부분까지 함께 토론하며 작곡가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윌슨 응은 시벨리우스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공연장을 들었다. 그는 “서울시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해 보니 시벨리우스 음악이 공연장의 음향 구조에 가장 잘 어울렸다”며 “젊은 오케스트라인 한경arte필하모닉과 좋은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관람권은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11번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2만~10만원.

송태형/조동균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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